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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투자자로 짧지 않은 기간 수많은 창업자를 만나다 보면 ‘아, 이 사람은 정말 이 일을 안 했으면 뭘 했을까’라는 의문이 절로 들게끔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다. 오늘 소개할 마플코퍼레이션의 창업자 박혜윤 대표가 그렇다.
마플코퍼레이션은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POD(Print-On-Demand, 주문 제작 프린팅) 기반 커스텀 굿즈 제작 전문 플랫폼 기업으로, 굿즈 제작 전문 플랫폼 ‘마플’과 크리에이터 커머스 ‘마플샵’을 운영한다. 마플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의류나 머그컵을 넘어 포토카드, 노트북 및 스마트폰 케이스, 그립톡, 블루투스 이어폰, 타투스티커 등 1,500개 이상 품목을 제공한다. ‘나만의 상품 만들기’ 기능을 통해 디자인 툴을 모르는 사람도 원하는 이미지와 텍스트만 업로드하면 쉽게 굿즈를 만들고 주문할 수 있다.
마플샵은 이렇게 만들어진 크리에이터들의 굿즈 판매를 위한 커머스 플랫폼이다. 크리에이터가 일러스트, 사진 등 자신의 IP로 굿즈를 디자인하면 상품 제작, 주문 접수, 결제, 배송, 재고관리는 물론 상품 문의 및 상담 업무, 반품, 교환 안내 등 쇼핑몰 운영에 필수적인 CS 업무까지 모두 해결해 준다. 2020년 3월 정식 서비스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유튜브 상품 기능을 위한 국내 공식 파트너사로 선정된 바 있으며, 유명 뮤지션과 이모티콘 작가, 웹툰 작가, 게임사, 유튜버 등 6만 4천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입점해 100만개 이상 상품이 등록돼 있다.
SWOT 분석을 뛰어넘는 업의 진정성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27년이면 62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리고 Z세대에 가까울수록 대량 생산되는 공산품보다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특별한 상품을 선호한다. 마플과 같은 회사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토양이 갖춰진 것이다. 그러나 마플코퍼레이션은 건조하고 장황한 SWOT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회사가 아니다. 스파크랩 포트폴리오 창업자 중에는 냉철하게 시장 분석을 해서 만든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들 못지않게, ‘본인이 너무나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해서 홀린 듯 사업을 하다 보니 시장에서 반응이 오고, 그래서 여기까지 성장하게 되었다’라는 스토리의 창업자들이 많다.
박혜윤 대표를 비롯한 마플코퍼레이션 팀이 갖춘 독보적인 업의 진정성은 깊은 전문성과 민첩한 사업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마플은 홍대의 소규모 POD 업체에서 출발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당시 덕질을 위한 맞춤 굿즈나 대학 동아리, 소모임용 티셔츠 제작하면 ‘홍대 마플’을 떠올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높아지는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속속들이 파악하게 된 고객의 니즈와 기존 솔루션의 문제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마플만의 노하우들을 모아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현재의 마플로 진화했다. 이후 스케일업을 위한 기술 고도화를 거듭하며 B2B로, 그리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호황기를 맞이하며 C2C로, 그리고 NFT와 블록체인의 부상으로 출시한 디지털 굿즈 판매까지 그야말로 시장과 기술 흐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화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팀이 또 있을까? 마플코퍼레이션 팀이 24시간 업을 생각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으며 치열하게 스케일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면 숨이 가빠질 지경이다.
엣지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스파크랩은 서비스 및 제품의 핵심 가치(Value)를 아래처럼 정의한다.
Value = Our service - existing, old services
아주 단순화하여 직관적으로 설명한 것이지만, 특정 서비스나 제품의 핵심 가치는 자사 서비스 마이너스 기존 방법 및 서비스라고 보는 것이다. 이 값이 크면 클수록 성장 잠재력이 커진다. 그리고 이 엣지는 디테일에서 나온다.
개인 고객, 크리에이터와 그들의 팬덤, 대기업, 스타트업 등 수많은 고객 타입의 니즈와 이들이 기존 솔루션을 이용하며 겪은 문제점을 마플코퍼레이션은 이잡듯 파악하고 있다. 마플과 마플샵의 웹, 앱에 접속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보면 흔히 말하는 ‘심리스(seamless)한 경험’이 무엇인지 체험할 수 있다. 원하는 타입의 제품을 고르고, 디자인하고, 주문 및 결제 과정을 거쳐 배송받는 전 과정에서 조금도 까끌하게 걸리는 부분이 없다. 수준 높은 UX, UI는 물론 고품질의 결과물을 동시에 갖췄다. 지난 12년간 POD(주문 제작 프린팅) 사업을 하며 접한 고객 피드백을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고 반영한 결과다.
2021년 가산동에 구축한 1,200평 규모 자체 스마트 팩토리 역시 이들의 집요한 디테일 추구를 여실히 보여준다. 마플은 POD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IT 기술 투자와 함께 디지털 프린팅, 실크스크린, UV 프린팅, 원단 날염, 자수, 전사 등 최첨단 프린팅이 가능한 설비를 갖췄다. 마플의 다품종 온디맨드 생산 방식에 최적화된 운영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높은 효율과 정확성을 확보했다. 그 결과 최소 주문 수량을 무조건 채워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샘플 한 개부터 제작해 받아볼 수 있도록 함은 물론이고, 다양한 디자인의 컬러와 디테일이 완벽히 표현되길 원하는 고객들의 높은 기준도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국내를 넘어 이제 글로벌 IP 커머스로
이러한 디테일은 마플샵의 성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마플샵의 거래액은 95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작년 상반기와 비교 시 276% 상승한 수치다. 마플샵 거래건수 또한 23만 건으로 230%가량 증가했다. 또한 올해 6월 기준 마플샵을 찾은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98만 명으로 올해 1월과 비교해 106% 상승했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마플샵은 IP 콘텐츠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필수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개개인은 물론 대기업, 스타트업, 학교, 방송사, 엔터사 등 IP를 이용한 수익 창출을 원하는 수많은 단체들 또한 마플을 찾고 있다. 실제 마플은 지난 4월 넥슨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넥슨은 투자 소식을 전하며, 마플과의 협업을 통해 50여 종의 라이브 게임과 향후 선보일 신규 타이틀의 IP를 활용해 다양한 공식 굿즈를 제작해 ‘NEXON GLOBAL IP SHOP’을 통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세를 몰아 마플코퍼레이션은 2024년 글로벌 IP 커머스로 확장하는 데 주력한다. 전 세계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그 크리에이터들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담은 독특한 제품과 콘텐츠를 개발해 팬 커뮤니티에게 흥미로운 제품과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업에 대한 진정성, 시장 및 기술의 발전에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움직이는 민첩성. 마플이 새롭게 전개하는 글로벌 IP 커머스 사업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Written by Jimmy Kim, Co-Founder at SparkLa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