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공동창업자’가 진짜 공동창업자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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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Co-Founder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Founder를 직역한 것이 ‘창업자’이고, Co-Founder는 ‘공동창업자’이죠. 너무나 클리어해 보이지만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공동창업자를 다르게 정의내린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특히 창업자는 “공동창업자가 있다”라고 하였으나, 막상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투자자 관점에서는 공동창업자로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오늘은 투자자 관점에서 본 공동창업자의 정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창업자는 회사의 미션을 위해 100%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사람들입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초기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팀의 구성이기 때문에 화려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공동창업자들은 투자 유치에 있어 굉장히 큰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실제로 투자 검토를 하다 보면 공동창업자들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넥슨 등 국내외 굴지 기업들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춘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때 “이 분들이 다 Full Time인가요?”라는 질문을 드렸을 때 많은 경우 다음과 같은 답을 듣습니다.

“저는 풀타임이지만, 다른 분들은 여러 사정 때문에 아직 완전히 합류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답변을 받았을 때는 “안타깝지만 저희 스파크랩 관점에서는 아직 풀타임으로 합류하지 못하신 분들을 공동창업자로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게 됩니다. 여기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부분은, 그 분들의 능력이나 회사 성장에 대한 기여도 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공동창업자라는 타이틀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창업자는 문제를 풀기 위해 100%를 쏟아 붓는 사람들

스파크랩은 창업자 또는 공동창업자들을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안정된 기반을 버리고, 자신의 모든 자원(resource) 및 관계(relationship)들을 거는(betting) 사람들”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런 정의를 들으면 “너무 빡센거 아닌가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럴 때 저는 톰 행크스 주연의 “그들만의 리그(A League of Their Own)”의 한 부분을 언급합니다. 이 장면에서 톰 행크스는 야구의 본질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합니다.

It’s suppose to be hard - 원래 어려운거야.

If it was easy, everybody would be do it - 쉬우면 모든 사람이 하고 있겠지.

The hard is what makes it great - 어렵기 때문에 위대한거야.


저는 위의 주어를 야구에서 “창업”이라고 바꾸어도 무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저희는 “창업은 모든 것을 걸어야 할 만큼 어려운겁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Co-Founder들은 학연,지연,혈연으로 모이지만 사명으로 완성된다.

스파크랩은 투자 검토 시 인터뷰를 할 때, 창업팀이 풀고자 하는 문제 만큼이나 “팀의 구성”을 집중해서 평가합니다. 각 팀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팀이 구성되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물어봅니다.

많은 경우 공동창업자들의 인연은 학연, 지연, 혈연으로 형성됩니다. 이미 형성되어 있는 관계가 있기 때문에 팀워크 부분에서 당연히 이점(advantage)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파크랩은 여기에서 더 깊게 들어가 창업팀 구성의 배경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즉 이들이 지금 회사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즉 문제 풀이에 대한 사명감의 유무에 초점을 둡니다. 사명감이 느껴지는 답변 대신 “예전부터 한 번 해보고 싶었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 친구와 함께 일해보고 싶어서” 등의 답변을 받을 때에는 걱정이 앞섭니다.

가장 이상적인 스타트업들은 공동창업자들이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모여 사명으로 완성된 팀들입니다. 즉, 특정한 문제를 꼭 풀기 위해 뭉친 팀입니다. 이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의 직책과 직급을 떠나 때로는 월급이 반토막이 나고, 더 중요하게는 가족들의 극심한 반대와 우려에 부딪혀도 포기하지 않고 이를 뚫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단순한 학연, 지연, 혈연 베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습니다.

스타트업에 오면 급여 및 근무조건들이 열악해지지만, 유일하게 늘어나는 것이 바로 ‘직급’입니다. 4명으로 구성된 팀이라면 보통 CEO, COO, CTO, CFO의 구성으로 시작되는 식입니다. 그건 지금 현재 맡은 역할로서 대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것일수도 있습니다. CXO의 C는 “Chief”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최고”라는 뜻이죠. 그 분야의 수장이라는 의미입니다. 회사 초창기에는 공동창업자가 C level에 적합할 수 있으나, 회사가 성장하면서 C level(수장)을 맡은 공동창업자가 더 이상 그 역할에 적합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CXO의 영입이 필요해지고, 기존의 공동창업자가 CXO의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 때 문제를 풀고자 하는 사명과 회사의 목표에 집중하는 공동창업자의 경우 그 과정이 매끄러울 수 있으나 단순 학연, 지연, 혈연으로만 운영되는 회사의 경우 여러 개인간의 히스토리 때문에 인재 영입을 하지 못하고 성장이 멈추는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목격합니다. 아무리 잘 나가던 스타트업이라해도 이런 상황에 부딪히면 빠르게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Co-Founder들간의  지분 구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연, 지연, 혈연 베이스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 바로 “지분구조”입니다. 많은 공동창업자들이 회사 설립 초창기에 서로 지분에 대한 “불편한 대화”를 나누기 싫어 1/n으로 지분을 나눠버립니다. 그러나 지난 기고문에서도 언급하였듯 스타트업의 가장 큰 이점(advantage)는 빠른 의사결정에 있습니다. 만약 4명의 공동창업자들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만일 두 명씩 편이 나뉘어 의견이 갈리게 되면 회사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고착 상태에 빠지게 되고, 대기업 대비 유일한 이점을 잃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참고로, 지분을 한 명이 100% 갖고 있는 구조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의 이상적인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사명으로 뭉친 팀들은 그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 누가 중심이 되어야하는지, 그리고 주어진 역할에 맞는 직책/권한 및 지분을 비교적 수월하게 판단하고 의견을 합치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야구에 빗대어 말씀드리면 누가 선발 투수 또는 4번타를 할지 정하는 것처럼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공동창업자를 결정해 CEO 직책과 함께 더 많은 지분을 주게 됩니다. 그리고 CEO를 맡게 된 이 공동창업자는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사명을 이루기 위해 투자 유치 및 주주관리, 영업, 인사관리 등 365일 24시간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CEO라는 직책을 부러워하거나 동경하기도 하지만, 저는 이런 이유에서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제일 외롭고 힘든 직책이 CEO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함께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깊은 공감대 형성이 핵심입니다. 사업도, 투자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이것이 회사의 방향 뿐만 아니라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 지금 누군가와 함께 사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공동창업자라 부르는 이들이 계시다면 꼭 한 번 우리 회사의 사명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시기를 바랍니다.


스파크랩 플레이북을 통해 공유되는 모든 이야기는 그저 이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스파크랩 포트폴리오 창업자들이 다양한 사업 이슈나 고민으로 연락을 해올 때마다 실제로 들려드리는 내용들입니다. 그 중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또는 가장 자주 듣는 질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꼭 많은 창업자들이 읽으시고 필요한 부분들은 사업에 실제 적용해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최대한 답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This newsletter was written by Jimm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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