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앞둔 초기 창업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Value #IR #insight #초기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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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김호민입니다.


스파크랩 플레이북 지난 호에서는 저희 스파크랩이 투자 결정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결론은 빨리 크고 있는 마켓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저희 하우스의 기조라는 것이었는데요. 두 번째로 저희가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느냐”라는 것입니다.


스파크랩이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IR 미팅 전에 꼭 준비해야 할, 초기 창업자를 위한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시장(지난호‘당신의 시장은 무엇인가요?’읽으러 가기)
  2. 문제(= 고객)
  3. 논리(= 정량적 성과)
  4. 근거 있는 자신감

 


누구의 문제를 풀고 있나요?

하우스마다 투자 기조는 비슷하면서도 또 조금씩 다릅니다. 하우스의 색깔에 따라 기술력을 가장 중시하는 하우스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파크랩은 아닙니다. 저는 IR 미팅 자리에서 창업자분들에게 기술이나 그 기술의 구현에 대해서는 깊게 질문드리지 않아요. 솔직히 말해서, 저희가 기술의 수준 자체를 평가하기엔 전문 지식이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해당 사업에 필요한 기술에 있어서는 저보다는 창업자가 훨씬 폭넓고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스파크랩은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현재의 기술력이 아닌, 풀고자 하는”문제”에 주목합니다. 스파크랩은 스타트업을 “세상에 있는 문제를 기술을 이용해서 풀기 위한 사람들이 모인 회사”라고 정의합니다. 즉, 문제가 “주연”, 기술이 “조연”입니다. 영화에서 주연이 바뀌면 영화의 본질이 바뀔 수밖에 없지만, 조연이 바뀐다고 해서 영화의 본질이 꼭 바뀌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창업자들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1차적으로 누구의 문제를 푸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또 때로는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의 대상을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잡습니다. 투자자는 누구를 위해 이 문제를 푸는 것인지, 그 대상이 명확한지를 보고, 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당신의 서비스 or 제품이) 그들에게 ‘머스트해브(must-have)’인지 ‘나이스투해브(nice-to-have)’인지를 봅니다.

어떤 서비스가 ‘나이스투해브’의 영역에 있다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없다고 해도 고객의 삶이 그렇게까지 불편하지 않은 상황인 거죠. 물론 이런 회사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리고 특히나 요즘처럼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성공적으로 투자를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회사들의 서비스/제품은 머스트해브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없다면 고객의 삶이 너무 불편해지거나, 업무에도 지장이 오는 거죠.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서비스의 경우 MAU나 WAU 보다 DAU가 얼마나 높이 나오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쓰는게 아니라, 고객이 매일매일 쓴다는 사실만큼 그 서비스가 머스트해브라는 걸 더 잘 증명해 주는 것이 있을까요?

당신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예요

본인이 만들고 있는 서비스와 제품이 이 머스트해브의 영역에 속한다고 확신한다면, IR 미팅 자리에 가지고 가야 할 것은 논리와 자신감, 그 두 가지가 다입니다. “저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지 모르겠는데요”, “그게 그렇게 불편한지(=이게 그렇게까지 필요한 서비스인지)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너무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넥슨에서 근무할 당시, 본인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넥슨을 퇴사했던 후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끌’해서 고생 끝에 그 게임을 만들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한 번 직접 해보라고요. 게임을 해본 후에 어렵게 입을 떼어 “정말 미안한데… 난 솔직히 이게 재밌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는데 후배가 박수를 치면서 “아 됐다!”라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이 게임은 형 같은 사람을 위해 만든 게임이 아니니까 형이 좋아하면 안 돼, (40대에, 오타쿠인) 형이 좋아하면 완전 잘못 만든 거야”라고 하는 거예요. 그리고 후배는 그 게임을 론칭하고 멋지게 성공시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임이 바로 최근 20주년을 맞이한, 전 세계 13억 명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즐기고 있는 메이플스토리입니다.


대상이 누구냐는 것 = Value 가 무엇이냐는 것

고객(=대상)이 누구냐는 것은 서비스/제품의  value가 무엇이냐는 말과도 같습니다.

Value = Our service – existing, old services

서비스/제품의 핵심 가치, 엣지를 아주 단순화하여 직관적으로 설명한다면 우리 서비스 마이너스 기존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값이 크면 클수록 성장 잠재력이 커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문자와 메신저를 비교해 봅시다. 문자에 비해 메신저는 각종 이모티콘도 쓸 수 있고 파일을 주고받기도 편하고, 수많은 기능이 있는 데다가 심지어 공짜이기까지 하죠. 그러니 문자 대비 메신저의 밸류가 확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기존 방식 대비 월등히 높은 밸류를 지닌 서비스/제품을 만들면 무조건 투자를 받을까요? 아쉽게도 또 한 가지 난관이 남아 있습니다. 창업자라면 그 밸류를 투자자에게, 고객에게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긍정적인 후기 같은 정성적인 지표만으로는 투자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스파크랩 역시 창업자가 가장 잘 구사해야 하는 언어는 ‘숫자’라고 강조하는 것이고요. 예를 들어 ‘우리 게임이 경쟁사 게임 대비 더 재미있다’라는 명제를 어떻게 정량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게임이 재밌다는 것은 유저가 얼마나 자주, 오래 접속 하느냐로 판단할 수 있으니, 많이들 이야기하는 MAU, DAU 등의 수치들로 측정해서 증명할 수 있겠죠.

(정량적으로 말하기에 대해서는‘숫자로 말하지 않는 창업자에게 봄은 없다’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아래 두 가지는 IR 미팅의 기본 준비물입니다. 피땀 흘려 만든 소중한 서비스/제품이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꼭 기억해 두셨다가 중요한 미팅 전에 반드시 완벽히 준비가 되었는지 철저히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1) 공략하는 시장의 성장성

2) 누구를 위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명확한 페인 포인트와 구체적인 타깃

3) 기존 방식/방법/수단 대비 정량적인  지표

 

당신의 Edge는 무엇인가요?


모든 사람들은 Unique한 존재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출발선에 출발하지 않고, 그들의 선택에 따라 경험하고 습득하는 지식과 Know-how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창업자들은 자신의 이 unique함을 모아 본인의 Edge를 제대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업 분야에서 본인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 지식과 기술을 어필해서 자신이 이걸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더 나아가서 이건 우리의 팀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파크랩 포트폴리오 중 현재 IPO를 준비 중인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업 쿼드메디슨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쿼드메디슨은 길이 1mm 이하의 초미세 바늘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 및 국내 대형 제약사와 공동연구와 제품 개발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그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만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 보건복지부 + 한국생명과학기업이 공동 출자한 세계적 민관협력 연구기금인 라이트펀드로부터 기술연구가속과제업체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이 팀이 이렇게 높은 기술력을 자랑하고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대표자인 백승기 대표가 반도체 제조 생산 공정을 공부한 의공학 전공자이고,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교수 출신의 CTO, 캔자스 주립대 해부생리학과 前 교수 출신의 연구소장 등 마이크로니들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님의 실험실의 성공을 백 대표가 반도체 생산 공정을 접목하여 정밀 대량생산으로 이끌어갔습니다. 의료 분야와 정밀 제조 전문 지식과 경험이 없는 사람은 도전할 수 없는 사업인 거죠. 바로 이 Unique함이 이들의 강력한 무기, 즉 Edge가 되는 것입니다.


본인이 하고 있는, 하고자 하는 사업에 특출난 지식, 경험, 노하우가 있다고 자부한다면 타인도 인정할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세요. 그것이 화려한 경력이 나열된 프로필이든,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이든 본인의 케이스에 가장 잘 맞는 장치는 스스로 찾아 내야만 합니다.


평생 지독하게 덕질을 하다 마침내는 덕후들을 위한 커머스까지 만들게 되었다든지, 현대 자동차에서 Firmware를 만든 바탕으로 자동차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게 되었다든지,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겪은 채용의 어려움에 이력이 나서 아예 지원자 평판조회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었다든지, 이런 자신만의 unique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더 좋게” (Making the World better) 바꿀 서비스 및 제품을 내놓는 창업자들은 이를 어필하는 저마다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이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창업자로서의 나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다음 호에서는 초기 스타트업 창업자와 그 핵심 멤버들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라면 스피릿’에 대해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스파크랩 플레이북을 통해 공유되는 모든 이야기는 그저 이론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스파크랩 포트폴리오 창업자들이 다양한 사업 이슈나 고민으로 연락을 해올 때마다 실제로 들려드리는 내용들입니다. 그 중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또는 가장 자주 듣는 질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니 꼭 많은 창업자들이 읽으시고 필요한 부분들은 사업에 실제 적용해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최대한 답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This newsletter was written by Jimmy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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